술과 담쌓은 나, 지방간이라고?

박효순 기자
술과 담쌓은 나, 지방간이라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5년 새 9만9616명 3.5배 급증
복부지방이 대표적 발병 원인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말하는데,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지방간은 술이 주요 원인으로 음주를 과다하게 하고 기름진 안주를 먹는 사람에게 흔히 생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증가하고 있다. 지방간 원인의 70~80%는 복부비만, 짜고 달고 기름진 식사와 운동 부족,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등 잘못된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및 비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중 남성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1만6762명에서 2019년 5만8156명으로 3.47배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2015년 1만1606명에서 2019년 4만1460명으로 3.57배나 늘었다.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부에선 피로감, 전신 권태감,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다른 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다가, 또는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는 “복부지방(내장지방)은 지방간의 대표적인 원인”이라며 “내장지방량의 증가와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은 비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이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 지방간을 우선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만·당뇨·고지혈증 동반 많고
심혈관질환 인한 사망 확률 높아
체중감량 등 식이요법 병행해야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지방이 침착된 간의 모습을 보고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MRI나 CT를 시행하기도 한다.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향후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음)의 감별을 위해서는 간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지방간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잘 관리·치료하고 운동과 식사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체중 감량과 운동이 매우 중요하며 식습관 등 생활습관의 변화, 고지혈증 치료, 적정 혈당 조절 등을 병행하면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 금식 등을 통한 급격한 체중 감소는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산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간기능 부전까지도 초래할 수 있으며, 담석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식이요법은 총열량을 제한하고 지방질의 섭취를 전체 열량의 30% 이내로 하며, 빵이나 설탕 등 지나친 탄수화물과 고기류·유제품과 같은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식이요법과 더불어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며 “자기 체중의 약 10%를 줄이면 지방간을 뚜렷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부속 ‘H+소화기병원’ 정진용 과장은 “지방간은 알코올성이든 비알코올성이든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확률도 높은 만큼 생활 속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지방간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상습적 음주자의 90% 이상에서 지방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형준 교수는 “최근 들어 소주의 도수가 낮아짐에 따라 여성 음주자가 늘고 있는데,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마시고도 지방간 발생과 간 손상 위험이 더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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